취준 일기

2024 하반기 취준을 마무리하며 느낀 점

르새 2024. 11. 15. 20:18

1. 꼼수는 없다.

필기 공부에 있어서 예전에 한번 농협은행 필기를 뚫은 기억으로 너무 쉽게 생각했다. 그렇게 짧은 시간 준비하고 될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웠다. 2024 상반기 기업은행 필기를 보았는데, 혼잡 기출문제가 유형이 비슷해서 중심적으로 공부하며 대비했다. 하지만 하반기에 여러 문제를 풀지 못하고 무척 좌절했다. 빈출 유형만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다. 하나하나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는 것 밖에 답이 없다. 단단한 실력만이 자신감과 보장된 합격 카드를 준다.

 

2. 대비를 하지 못해 생기는 초조함은 끔찍하다.

간절한데 다져놓은 게 없을 때 생기는 기분이다. 정말 양심 없는 감정. 사실 상반기는 공부해 놓은 게 없어서 모의고사를 보러 가는 기분으로 시험을 쳤다. 그걸 기준으로 하반기를 대비했는데 대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공부 시간이 짧았다. 탄탄히 차근차근 수개월을 공부했어야 했는데 빈출 위주로 공부하니 구멍이 많았다. 해야 할 것은 많은데, 해내야 할 것이 많은데 시간은 없고 잘 되지 않는 감정. 정말 끔찍했다. 사실 이전에는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. 이직을 하면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, 언젠가 합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에게 시간을 많이 줬다. 은행을 가는 게 맞는 건지, 다른 길도 있는 건지, 혼란스러워하면서 진로를 잘 정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. 이런 혼란 속에서 개인적 사유로 하반기에 꼭 합격해 보자는 다짐을 했고 짧은 시간에 해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나에게 큰 부담을 줬다. 하지만 정말 제대로 간절한 마음을 갖고 준비해 본 경험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.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또 나에게 무한한 시간을 주면서 지금의 생활을 반복했을지 모른다. 이번에 준비하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, 그것을 이루기에 필요한 시간, 취준 마인드 등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하루라도 빨리 이런 경험을 한 것에 감사하다.

 

3. 하루를 알차게 채우는 J의 삶

MBTI 대문자 P의 삶을 살면서도 행복하고 그럭저럭 좋은 인생을 살아왔었다.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 화장품 창업 동아리 활동, 인생의 행복을 알려준 말레이시아 교환학생의 삶은 P로 살았기에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. 이렇게 대문자 P였던 내가 요즘은 완전 J의 삶을 살고 있다. 간절하게 무언가를 원하고 해내야 하는 마음이 나를 J로 만드는 것 같다. 특히 이번 하반기 취준 이전의 나는 P 그대로였다. 그러기에 정확한 계획 없이 두루뭉술한 생활을 했었다.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이 지역에 묶여있는 내가 정말 불행하게 느껴지고, 나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기고, 새로운 도시의 나의 자취방에서 나의 공간을 꾸미면서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는 행복한 상상을 하기도 하면서 막연한 소망은 꼭 이루어내야 할 목표가 되었다. 또한,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, 예상 소요 시간을 계산하고, 그것을 한 달, 한 주, 하루의 계획에 넣고 묵묵히 채우는 것 밖에 답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. 오늘의 체크리스트를 지우지 못하면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 나를 보며 진정한 J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는 요즘이다.